[박정태] 곰발바닥 손바닥…역시 악바리
기사입력 2000년 01월 14일 14시 11분
롯데 박정태(31)의 손을 잡아보면 너나없이 화들짝 놀란다. 치킨가게 앞에 서 있는 `켄터키 할아버지'의 손을 잡는 느낌이 들어서다. 어떤 이는 "사람 손이 아니다"며 대놓고 질겁을 하고, 어떤 이는 숫제 `곰발바닥'이라고 표현한다. 하기야 근 20년 방망이를 주물렀으니 오죽할까.
한데 그 손바닥이 갈라졌단다. 왼손 엄지의 피부가 벗어져 방망이를 제대로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인도어 골프장에서 손가락에 물집 잡히는 것 하고는 경우가 다르다. 이건 곰발바닥이다. 대체 어떻게 했길래 그 굳은살 덩어리가 다 까졌을까.
이는 다름아닌 `신호탄’이다. `악바리' 박정태가 2000시즌을 향해 독하게 훈련을 시작했다는 출발신호다. "푹 쉬었으니 이제 한번 해 봐야죠."
사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잖았다. 야구 이외의 것들에 신경을 너무 쓰는 건 아닐까 하는. 그도 그럴 것이 99시즌 마치고 방망이를 놓자마자 맨날 딴 일만 하고 다녔다. 불우이웃 돕기다, 제야의 종 타종식이다, 공익광고 출연이다…. 세밑이 모자라 해가 바뀌어서까지도 뛰고 또 뛰었던 그가 아니던가.
"염려 마십시오. 개막 때까지는 완전한 `프로선수 박정태'가 돼 있을 거니까요." 그렇잖아도 독하다고 소문난 박정태가 피부가 벗어지도록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으니 올해 또한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 싶다.
[최재성 기자 kkachi＠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