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 서장훈-현주엽 '어색한 재회'
기사입력 2000년 01월 13일 23시 57분
어색한 재회였다.
그들의 조우는 13일 여수시내 한 식당에서 있었다. 현주엽(24．골드뱅크)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식당문을 나서는 순간, 서장훈(25．SK)을 비롯한 SK 선수단이 들어서면서 이뤄졌다. 20일만의 만남이었지만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둘다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보였다.
"얼굴이 좋아보인다."(서장훈)
"형은 그새 여드름이 많이 없어졌네."(현주엽)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주위의 요청으로 코트에서 포즈를 취했을 때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였다. 활달한 성격의 현주엽은 그런 어색함이 싫어선지 몸을 풀면서 내내 SK 선수들과 얘기를 나눴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얼굴에 가득했다. SK의 외국인선수 하니발은 그런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현주엽에게 다가와 뜨거운 포옹을 했다.
"빅딜 발표가 있던 날, 구단 관계자들이 그토록 야속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은 서장훈은 "주엽이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서장훈은 또 "주엽이가 골드뱅크로 옮긴 뒤 제 역할을 찾은 것 같다"면서 "오랫동안 같은 팀에서 뛰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떠난 이와 떠나보낸 이들.
그들은 프로세계의 비정함을 절감하고 있었다.
[여수＝류성옥 기자 watchdo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