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10대 청소년들 'TV 왕따'
기사입력 2000년 01월 13일 14시 41분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TV 외면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TV시청으로 시간을 보내는 10대들이 갈수록 줄어 한때 이들의 지나친 TV시청을 경계하기 위해 `바보상자'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던 TV가 소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시청률 전문조사기관인 TNS미디어 코리아가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0대 중고생들의 공중파 3개사 TV 평균 시청 시간은 133분으로 고작 2시간 남짓하다.
특히 KBS 1TV `강력추천 고교챔프'(매주 화 오후 7시35분 방송)의 경우 10대 시청률(4.0%)이 50대 시청률(12.2%)에도 현저히 못미치는 등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들도 어른들보다 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청춘 스타들이 주로 출연하는 KBS 2TV `서세원쇼'와 MBC TV `햇빛 속으로'도 10대 여자 시청률이 각각 14.2%와 18.7%로 40대 여자 시청률(15.1%, 19.1%)보다 떨어졌다.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10대를 겨냥한 쇼 프로그램과 트렌디 드라마 등이 쉽게 30∼40%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현상은 청소년들이 PC방과 게임방, 콜라텍 등으로 모여 TV가 철저히 따돌림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 시내의 PC방에는 오후 4∼5시쯤부터 `스타크래프트'나 `레인보우 6'등의 PC게임에 열중하거나 화상채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10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PC방 주인들이 미성년자 야간 출입 통제로 귀가를 요구하는 밤 10시까지 남아 게임에 몰두한다.
PC방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오락실도 최근 `DDR'과 `펌프'의 출현으로 10대 손님들이 꽉 차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이밖에 백댄서 지망학생들을 주축으로 하는 10대 클럽인 콜라텍에도 초중고생들의 출입이 크게 늘었다.
PCS등 이동통신 단말기를 통한 문자채팅도 10대들의 시간을 빼앗는 새로운 취미로 자리잡았다.
서울 Y여고 2년생인 김미지양(17)은 "요즘엔 TV보다 재미있는 게 많아 친구들끼리 모여도 TV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PC방이나 오락실에 가면 밤 늦도록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고 했다.
[황수철 기자 sucher＠sportschosun.com]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