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중학생에서 20대후반까지 애니메이션 열풍
기사입력 2000년 01월 13일 14시 18분
신세대들에게 만화는 생활이다.
만화를 볼 뿐 아니라 직접 만화를 그리고, 만화속 캐릭터로 변신도 한다.
대학이란 통과의례를 무시하고 만화가를 꿈꾸기도 한다.
경희여고 2학년 박진 양.
졸업후에 바로 만화가가 되려 한다. 대학은 안가는 걸로 부모님과도 얘기가 끝났다.
현재 한 잡지사 공모에 응모한 것이 인연이 돼 현재 트레이닝을 받고 있으며, 올6월에는 코믹 단편만화를 발표하기로 했다.
최근엔 홈페이지(free.soranet.com/~petshop)도 열어 네티즌과 교우하고 있다.
요즘엔 `만화분장'(코스튬플레이．costume play)을 즐긴다. 그녀가 만화분장을 즐기는 캐릭터는 인기만화 세일러문의 주인공. 직접 동대문에 가서 천을 떠서 재단하고 옷을 직접 만든다.
오는 29∼30일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에서 열릴 제18회 ACA축제에 참가할 그녀는 "만화가 재미있잖아요.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꼭 대학 갈 필요가 있나요"라고 당당하다. 하지만 사진촬영은 노!
올해 졸업반인 만화매니아 윤석창군(부천 부명고 3년). 역시 만화로 하루의 일과를 열고 만화로 하루를 닫는다.
이 두사람처럼 아마추어로서 만화를 직접 그리고, 만화속 주인공으로 분장하는 신세대들의 숫자는 엄청나다.
올해 11년 된 `전국 아마추어 만화동아리 연합'(ACA)에 든 동아리수만 전국적으로 300개. 중학교부터 20대 후반 직장인 동아리까지 폭넓다.
만화동아리 회원에서 애호가만 해도 약 3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직접 자신들의 만화를 전시하고, 만화분장쇼인 코스튬플레이를 펼치고, 만화동아리부스전도 연다. 행사장 크기도 3000평 크기는 돼야 할 정도.
그런가하면 연 3∼4회 시행되는 학산문화사, 대원사, 서울문화사의 공모전에도 매회 1000여편 이상이 참가한다.
통신사들마다 가장 인기있는 동호회가 만화, 애니메이션 동호회라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 나우누리의 ANC, 하이텔의 애니동 등은 회원수가 각각 1만명을 넘나든다. 조운학의 `니나 잘해', 양재현의 `열혈강호' 등은 200만부를 돌파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만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
`ACA'의 유재황 회장은 "10대와 20대에게 만화는 마치 공기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런 문화"라고 말한다.
기성 문화를 수동적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문화생산을 즐긴다. 만화를 그리고 책을 만드는가하면, 만화속 캐릭터로 변신하는 만화문화의 특성이 청소년에서 30대초반의 직장인들까지 매료시키는 힘이다.
[이화순 기자 ma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