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쌍방울 선수-직원 '우리는 어떡해'
기사입력 2000년 01월 11일 14시 58분
SK가 쌍방울을 대신해 프로야구에 뛰어든다.
어쩌면 8개구단에서 7개구단으로, 1년만에 양대리그를 접고 단일리그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고민은 한순간에 해결됐다.
하지만 지난 7일 쌍방울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 구단매각 전권을 위임, 한국프로야구사에 더이상 `레이더스'를 위한 페이지는 남아있지 않다.
`천덕꾸러기'가 사라졌다고 한숨 놓기엔 전주에 남아있는 선수단과 직원들의 한숨소리가 너무 크다.
KBO가 채권단에 발목이 잡힌 쌍방울을 퇴출시키고 SK로 하여금 새로운 팀창단을 유도, 초기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좀더 많은 선수와 직원들이 구제받겠지만 100%는 불가능하다.
퇴출은 청산을 의미한다.
선수들중 주전급을 제외하곤 선택받을지, 버림받을지 아무도 장담못한다.
코칭스태프와 직원들 역시 내일은 캄캄하다.
"결국 이렇게 끝날건데 바둥바둥 몸부림치고, 스타일 구기고, 욕얻어 먹었나 싶습니다."
10년간 레이더스에 청춘을 바쳤던 한 직원의 푸념이다.
특히 지난 97년 모기업 부도이후 대폭적인 연봉삭감을 당한 직원들은 허탈한 표정이다.
월급조차 제때 받지못하고 복리후생은 꿈같았지만 좀 더 밝은 `내일'을 다짐하며 버텨왔다.
수년 동안 매각설에 시달릴때도 묵묵히 자기일에 충실했지만 이젠 망연자실, 일손을 놓고 말았다.
새팀으로 옮긴다고해도 정들었던 전주를 떠날수 밖에 없다.
이마저도 작은 고민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더욱 가슴아플 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