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창] 프로선수 뺨치는 3점슛 도사
기사입력 2000년 01월 10일 12시 57분
"누구나 마이클 조던을 꿈꾸잖아요. 코트에 서면 아직 내가 꿈을 잃지 않았다는 걸 느끼죠."
탤런트 손지창은 요즘도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운동복을 챙겨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체육관으로 향한다. 그가 소속된 연예인 농구단 `프린스'의 정기 연습 때문이다.
늘 먼저 와서 손지창을 반기는 것은 6년 된 파트너 박형준. 팀에서 주로 포인트가드 역할을 하는 박형준은 손지창의 시각에서 볼때 `현역 연예인 중 최고의 테크니션'이다. "형준이는 한경기에서 두세번은 `묘기'를 보여주거든요."
옷을 갈아 입고 있으면 속속 도착한 후배들이 몸을 푼다. 특히 2월초, 한국 여자 프로농구(WKBL) 결승전에 앞서 여자 농구 국가대표 출신들이 모인 `바구니' 팀과 친선경기를 갖게 돼 있어 요즘은 연습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주장 겸 단장 역할을 하고 있는 손지창을 든든하게 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새로 참가한 신예 이상훈. 1@85의 이상훈은 덩크슛까지 성공시키는 탄력으로 `동네 농구'에서는 당할 자가 없는 훌륭한 파워포워드다.
여기에 1@87의 센터 고두옥도 위협적이고 슛이 정확한 탤런트 박용하, 가수 이장우 등이 주전이다. 지난 7일 휘문중학교와의 연습경기에는 김래원이 새 멤버로 참여했고 유태웅도 근 1년만에 유니폼을 입었다.
손지창이 농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1학년때. 그저 높은 데 매달려 있는 그물 망을 흔드는 주황색 공이 멋져 보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포지션은 슈팅 가드. 당시 키가 중학생으로서도 절대 큰 편이 아닌 1@44라 센터나 포워드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일반인으로는 큰 편인 1m80까지 자랐지만 인사이드 플레이는 그리 선호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어릴때부터 코 위에 얹혀 있던 안경.
농구하다가 깨먹은 안경 값만 해도 차 한대 값은 족히 될 거란 설명이다. 나중에는 아예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 등장했던 농구용 안경을 사기도 했다.
외곽으로 도는데 주력하다 보니 손지창의 장기는 자연히 3점슛이 됐다. 노마크에서 던지면 50% 이상 들어가 일반인 슈터로는 상당한 수준. `프린스' 팀에서도 주 득점원이다.
농구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 이상민 서장훈 전희철 등 농구 선수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는 "다른 선수들이 섭섭해 할까봐" 말하기를 꺼리지만 아내 오연수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이상민이라고.
"새해 첫날에도 상민이가 전화를 했더라구요. 왜 경기 보러 안 오냐고 성화에요. 빨리 한번 가야 하는데…." 농구 시즌이 한창인데 MBC TV 미니시리즈 `진실'로 바쁜 스케줄이 안타까운 손지창이다.
[송원섭 기자 fivecard＠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