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일본으로…미국으로…' 방랑자 삼손
기사입력 2000년 01월 05일 13시 42분
"인생은 나그네길∼."
`풍운아' 이상훈(29)이 또 길을 나섰다.
이상훈은 입단식을 위해 5일 대한한공 KE085편으로 보스턴으로 떠났다.
첫방문인만큼 신체검사 및 입단식 등의 행사만 치르게 되지만, 새롭게 살 집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싶다"는 꿈 하나만으로 서울을 냉큼 떠난지 2년.
나고야에 둥지를 틀어 사람도 꽤 사귀고, 일본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가 돼니, 이젠 주소지를 보스턴으로 옮겨야 한단다.
"나보다 짐 더 잘싸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요."
"이사만큼은 도사 수준"이라고 자랑인지 푸념인지를 늘어놓는다.
이삿짐은 나고야 모처에 고스란히 보관돼있다.
`보물 1호'로 꼽는 포크 기타 한대도 함께다.
보관료와 보스턴까지 운반비 등 짐을 옮기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엄살.
"전 제가 쓰던 물건들을 버리지 못해요. 유니폼에서부터 앨범, 액서세리 등 사소한 물건까지 다 집어넣으니 24인치 TV를 넣는 박스 15개가 나오더군요."
끊임없이 탐구하고 두리번거리고, 모색하며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는 타고난 방랑벽의 소유자.
그 `역마살'이 이상훈을 강하게 키웠고, 메이저리그까지 가게 한 모양이다.
`풍운아'란 별명이 참 잘 어울린다.
[김우석 기자 kwoose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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