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끊이지 않는 연예계 소송
기사입력 2000년 01월 04일 14시 39분
법원 근처를 가게 되면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된다. 법정의 풍경도 다양하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마침내 법의 힘을 빌리게 되는데, 법정에서 누가 옳은 지, 누가 그른 지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때도 있다.
연예계에도 수많은 송사가 있다. 연예계 송사는 매니지먼트사와의 계약에 관한 문제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놓고 계약서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니저와 연예인 사이에 일어나는 송사다.
또 광고 대행사와 CF모델간의 송사도 끊임없이 일어난다. 저마다 `이유'가 있고, `근거'가 있기는 하겠지만 분명 누군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송사가 있었을 게다.
이밖에 연예계에 많은 송사는 `언론'과 관련된 것이다. 언론사는 언론사 나름대로 취재를 해서 보도를 하게 되지만 그 내용이 연예인 당사자에게 곤혹스럽거나 사실과 다를 때는 언론사에 항의를 하게 되고, 결국은 `언론중재위'나 법의 힘을 빌려 해결하곤 한다.
몇년전 이런 사건도 있었다. 모 주간지에서 중견 탤런트 K양의 술버릇에 관한 기사를 냈다가 담당기자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일어난 적이 있다.
이 기사는 원고지 10장 정도의 분량으로 연예인들의 술버릇에 관한 모듬 기사였다. 그리고 여기에 언급한 K양의 술버릇은 단 세 줄에 불과했다.
내용은 K양이 술을 먹다가 흥이 오르면 테이블 위에 올라가 춤을 춘다는 것. 이 부분이 K양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K양은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한 것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이 기사를 썼던 기자는 구속되었고 언론사가 거금의 합의금을 주고 사건을 해결했다.
당시 K양은 소송 이유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 때문에 결혼도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탤런트 C양 역시 폭발적인 인기 만큼이나 유명세를 치렀고, 이때문에 적지 않은 송사에 휘말렸다.
최초의 사건은 가수 B군과의 열애설 보도로 인한 언론중재위 중재였다. 90년대 초 몇몇 언론사에서 동시에 탤런트 C양과 가수 B군의 열애설을 보도했는데, C양은 이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결국 언론중재위에 중재를 부탁했고, 당사자들이 언론중재위에서 마주하게 되었는데 탤런트 C양 역시 "잘못된 보도로 시집도 못하게 되었다" 시종 눈물로 읍소했다고 한다.
연예계에 `장가 못갈까봐'란 이유보다 `시집 못갈까봐'란 이유로 일어난 사건이 더 많았던 걸 보면, 여자 연예인일수록 스캔들성 보도에 대한 중압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예계에서 끊이지않는 중재와 송사. 새천년에는 이같은 일이 좀 줄었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