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선팅 허용 따로 단속 따로
기사입력 1999년 03월 07일 15시 22분
자동차 유리창에 차광 필름을 바르는 이른바 `선팅'에 관한 규제가 행정당국마다 달라 운전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올해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 `자동차 창 유리에 대한 가시광선 투과율 70% 이상'의 종전 규정을 없앴다.
여름철 차량의 실내온도 상승 방지, 눈부심 방지 등 다양한 이유로 선팅을 해온 많은 운전자들을 법규 위반자로 만들었던 선팅 규제가 사라진 것이다.
이에따라 정기 자동차검사를 받을 때마다 검사소 앞에서 선팅 필름을 벗겨내던 진풍경도 사라졌다.
그러나 교통 경찰들은 여전히 선팅 차량을 단속한다.
도로교통법상 `차 창문을 통해 10m 이내 거리에서 탑승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어야한다'는 시행령이 건교부 안전기준과는 상관없이 아직까지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검사소를 무사 통과한 선팅 차량이 검사소 문을 나서자마자 경찰에 단속 당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져 운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자동차검사를 받은 직후 경찰에 적발돼 2만원의 범칙금을 물었다는 조형근(34)씨는 "행정규제 완화 차원에서 취해진 건교부의 조치에 경찰도 빨리 따라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건교부 따로, 경찰 따로' 상황이 계속되면서 경찰들도 거칠게 항의하는 운전자들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마찬가지.
적발된 차량의 운전자중 고분고분히 면허증을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찰의 입장은 확고하다.
경찰 관계자는 과도한 선팅을 규제하는 규정은 유효하며 규정이 바뀔때까지 계속 단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쪽에선 허용하고 다른 한쪽에선 적발하는 코미디가 언제 끝날지 운전자들은 궁금하기만하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