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양준혁 - 샌더스 '공포의 쌍포'
기사입력 1999년 03월 07일 14시 45분
"You rice body, me bean body."
해태의 하와이캠프에서 몸매가 가장 우람한 선수를 꼽으라면 바로 양준혁（30）과 샌더스（30）다.
양준혁은 1m88에 102㎏, 샌더스는 1m85에 104㎏이니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지경.
덩치도 비슷한 데다 똑같이 왼손.
게다가 타석에선 엄청난 장타력으로 투수들의 기를 팍팍 꺾어놓기 일쑤다.
프리배팅때도 같은 타격조에 속해 둘은 유난히 잘 어울린다.
샌더스는 툭하면 양준혁의 알통을 만지며 "너는 쌀로 만든 몸이고, 나는 콩으로 다져진 몸"이라는 농담을 던진다.
식사할때 유난히 콩을 즐겨 먹는 자신의 식성을 비유한 말.
그러면 양준혁은 "쌀과 콩 중에 어떤 게 좋은 음식인지 홈런수로 내기하자"며 은근히 힘자랑을 한다.
현재까지 `쌀'과 `콩'의 대결은 무승부.
둘은 7차례의 홍백전에서 나란히 4발씩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양준혁이 1차전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리자 샌더스는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응수하는 등 적어도 배팅파워에 있어선 서로 만만치 않은 맞수임을 증명.
양준혁이야 `원래 그런 선수'라고 쳐도 샌더스의 폭발적인 장타력은 인상적이다.
바깥쪽 공에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몸쪽 변화구와 직구는 여지없이 우측담장 밖으로 걷어 올리는 전형적인 풀（pull）히터.
전지훈련에서의 타격 페이스를 시즌때까지 유지한다면 4번 양준혁의 뒤를 받쳐줄 5번감으로 손색이 없다.
새롭게 해태 방망이의 중심에 나선 양준혁－샌더스 `듀오'가 올시즌 어떤 파괴력을 선보일지 궁금하다.
[호놀룰루（미 하와이주）＝국제전화,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