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라운지] 김상진 재기의욕 갈수록 '활활'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3시 52분
동료선수들은 하와이에서 야구 방망이, 글러브와 씨름이 한창인 요즘 그는 서울 제기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더 무서운 적'과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해태 투수 김상진（22）.
지난해 10월26일 청천벽력같은 위암말기 판정을 받은지 4개월이 지났다.
어느새 꽉 끼는 유니폼보다 헐렁한 티셔츠가 더 어울리는 평범한 청년이 되었지만 그의 `투병의지'는 날이 갈수록 강해진다.
김상진은 서울 중앙병원에서 2주일에 한번씩 받던 항암치료를 올들어 중단했다.
대신 숙소 근처의 한약방에서 매일 봉침（일명 벌침）을 맞는다.
항암치료를 끝낸 뒤 오히려 입맛이 돌고, 몸도 가볍다고 자랑이다.
형 권용씨（26）는 "끼니마다 밥 한공기씩은 거뜬히 비운다"고 말한다.
몸무게도 한달 넘게 73㎏을 유지하고 있다.
김상진은 지금도 아침마다 산책과 스트레칭 체조를 빼놓지 않는다.
오른손에 분신같은 야구공을 꼭 움켜쥐고 있음은 물론이다.
오는 9일 김상진은 22번째 생일을 맞는다.
이날만은 만사 제쳐놓고 광주에 내려가 선후배들과 오랫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고 벼르는 김상진.
누나 미숙씨（29）는 "시즌 개막때까진 무슨 일이 있어도 자리에서 일어나겠다는 상진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끝을 흐린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