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애] '20년꿈 무대오르니 신명 절로'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개그우먼 이경애(37)가 연극가에서 `혼신의 굿판'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박정희 귀신'도 하고 `김일성 귀신'도 하며 한품고 죽은 사람을 위해 한풀이를 대신 해준다.
연초부터 1일까지 서울 대학로 강강술래소극장에서 공연된 `얼쑤'(극단 창조극장)가 5일부터 장소를 옮겨 서울 `쎄실극장'에서 앙코르무대를 갖는다.
제목 `얼쑤'가 상징하는 것처럼, 연극은 비아냥조의 세태 풍자. 정치가가가 어떻고 재벌이 어떻고 하는 단순한 세태풍자 뿐 아니라, 여자들의 인생도 담겼다. 전작에 안나왔던 연출자 주호성이 `백운도사'로 출연, 가세한다.
이경애는 자기 몸만 거치면 복이 넝쿨째 온다는 `복거시기'로 소문난 요정마담 출신인데, 이름대면 알만한 놈들이 실컷 굴려먹다 버린 퇴기다. 실연당해 선무당이 된 이경실과 부랑아 들끓는 길바닥에서 만나 구린내나는 세상 구석구석을 질펀한 넋두리로 쑤셔댄다.
"무대에 오른 것만도 행복한데, 할말 다하는 풍자극을 하니까 너무나 신나요."
서울 송곡여고 시절부터 연극하는게 꿈이었다는 그녀는 매일 바뀌는 관객들을 코앞에서 보고 같이 호흡할때마다 `진짜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
근 20년 숙원이었던 연극배우로 데뷔한 것 말고도 이경애는 여대생이 되는 큰 변신을 겪었다.
서른일곱 나이에 방송일 줄여가며 수능시험을 치렀는데,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덜컥 수석으로 합격한 것. 20년 가까운 방송사밥 경력으로 동기생들에게 멋진 연예인 후배를 소개시키는게 여대생 첫 사업(?).
연극배우와 여대생으로 `제2의 인생'을 살게된 이경애는 "대학에서는 `이론'을 배우고, 무대에서는 `실제'를 배우겠다"며 포부를 밝힌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