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독수리' 1부리그 웨스트햄 이적 초읽기
기사입력 1999년 02월 28일 14시 59분
'독수리, 주가 폭등.'
최용수(26)의 유럽 비행이 연일 화제다.
잉글랜드 1부 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의 이적.
이래저래 거래되는 돈만도 100억원에 가까우니 그럴만도 하다.
골잡이 최용수.
그를 아는 사람들은 요즘 "그놈 참 많이 컸네"하며 허허 웃는다.
천하의 최용수도 '올챙이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93년 말이었다.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는 '왕따'가 됐었다.
이름은 웬만큼 알려져 있었지만 어느 구단에서도 '물건' 취급을 안 한 것이다.
'별따기'로 불리는 1순위 지명이 끝났지만 그는 팔리지 않았다.
2순위 지명에서 LG에 선택돼 간신히 체면을 세웠다.
한번은 최용수가 이런 말을 했다.
"드래프트 결과를 전해 듣고는 자존심이 상해 죽고 싶었다"고.
그게 약이 됐을까.
그는 데뷔 무대서 10골 7어시스트(컵대회 포함)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누구에게든 평생에 한 번 밖에 기회가 오지 않는 신인왕.
그 길로 그는 황태자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과 98프랑스월드컵을 거치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고, 마침내 역대 아시아 최고액 선수로서의 등록을 눈앞에 두게 됐다.
프로데뷔 당시 그가 받은 연봉은 1천320만원.
지금 흥정이 되고 있는 연봉은 70만달러(약 8억4천만원).
5년만에 64배나 뛴 셈이다.
내성적인 데다 부끄럼을 많이 타 팬들 앞에도 선뜻 나서지 못했던 '순둥이' 최용수.
그가 축구의 본가 잉글랜드의 무대를 휘저을 날도 머잖은 것 같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