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파격적인 '머리혁명'
기사입력 1999년 02월 28일 14시 59분
삼성생명 여자농구단의 숙소는 `군기'가 세기로 유명하다.
언니들의 명령 한마디에 후배들은 죽는 시늉까지 할 정도.
그러나 세미프로가 도입된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맨먼저 눈에 띄는 변화가 두발 자율화.
4년차 이상 고참급만 머리카락을 기를 수 있다는 20년 전통이 무너진 것이다.
입단한지 4년이 되지 않은 후배들은 보통 단발을 한다는 게 묵시적인 규율이었는데 지난해부터 막내들도 멋을 부릴 수 있게 됐다.
일명 `쫄쫄이 유니폼'으로 불리는 몸에 착 달라붙는 유니폼을 도입하면서 자율의 바람이 불게 됐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
두발 자율화 조치는 일부 선수들의 헤어스타일을 바꿔놓았다.
머리에 물을 들이고 퍼머를 하는 선수가 한두명씩 나타난 것.
포워드 박정은은 긴 생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한채 한빛은행배 99여자프로농구에 출전, "예뻐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
얼마전에 웨이브 퍼머를 한 4년생 가드 정서영도 포도주 빛깔로 한껏 멋을 부렸다.
신세계의 변화는 차라리 혁명적이다.
지난해 입단해 아직까지 방석이나 음료수를 들고다니는 임혜경과 이혜진이 스포츠형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인 것.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여자농구가 프로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라고 분석한다.
[여수＝류성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