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2안타 2타점 '사자방망이 합격'
기사입력 1999년 02월 23일 14시 46분
"됐어, 그렇게만 해."
삼성과 현대의 연습경기가 벌어진 23일（이하 한국시간） 브래든턴 파이어리츠구장.
캠프지인 포트마이어스에서 이곳까지 버스로 두시간 가량 달려오면서 내내 굳어있던 삼성 서정환 감독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올시즌 공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적사자' 김기태（30）의 방망이가 투수진이 탄탄하기로 소문난 현대 마운드를 단단히 혼내줬기 때문.
5번으로 나선 김기태는 2회 1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 2타점 우월 2루타에 이어 5회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4타수 2안타 2타점.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쌍방울에서 옮겨온 김기태는 낯선 사자우리에서도 라이언킹으로서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서정환 감독으로서는 올시즌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김기태는 따지고 보면 해태로 이적한 양준혁의 대역.
중심타선이 이승엽 스미스 김기태로 새롭게 짜여진 까닭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비록 그가 자타가 인정하는 강타자이지만 이적에 따른 환경변화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기태는 이 경기를 통해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동시에 공격의 핵으로서 합격점을 받아냈다.
게다가 올시즌 삼성의 중심타선이 일으킬 바람이 결코 미풍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컨디션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시즌 개막 때까지 타격감각을 잘 조절하면 홈런왕까지도 노려볼 수 있겠다."
한편 전지훈련 첫 국내팀끼리의 연습경기였던 이날 승부는 현대가 박진만（5회） 박종호（6회）의 1점홈런에 힘입어 8대7로 이겼다
승리투수인 현대 김수경은 9회 등판,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1안타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고 삼성 김한수는 6번타자로 나가 홈런 1개 포함 3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국제전화,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