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아직도 전성기 실력…놀라운 노익장 과시
기사입력 1999년 02월 22일 14시 35분
도저히 나이를 분간할 수 없다.
줄어든 머리숱 때문에 허옇게 변한 `속알머리'로 봐선 40대.
그러나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는 모습은 20대 초반 그대로다.
회춘한 `농구천재' 허 재（34．나래）가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나래가 현대와 5라운드 첫경기를 가진 지난 20일.
`젊은 오빠' 이상민은 후반에 허 재와 매치업을 이뤘다.
허 재를 묶지 않고선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는 현대 신선우 감독의 판단이었던 것.
하지만 `늙은 천재'의 독기 앞에 `펜티엄급 가드'는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듯 오작동을 반복했다.
불과 몇분전까지 "오빠"를 연호하던 1만여 관중들도 그의 신기에 매료됐는지 "허 재"를 외쳤다.
노익장의 파워는 `불도저' 맥도웰마저 무너뜨렸다.
웬만큼 간이 부은 국내선수가 아니고선 맥도웰을 앞에 둔채 골밑돌파를 시도하기란 어려운 일.
그러나 지난해 5월 나래로 옮기고 나서야 처음 바벨을 잡아봤다는 허 재의 괴력에 불도저도 후진기어를 넣어야 했다.
허 재가 염두에 두고 있는 현역생활은 앞으로 2년.
지난달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정상에서 은퇴한 것 처럼 그도 챔피언의 자리에서 명예롭게 코트를 떠나겠다고 말한다.
[류성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