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일상속 잠재한 폭력의 공포 소설로 그려
기사입력 1999년 02월 21일 15시 19분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수상작가인 최윤씨가 중편소설 '숲 속의 빈터'를 냈다. 중편소설을 단행본으로 펴내는 도서출판 작가정신의 '소설향 시리즈' 제7권. 일상 속에 잠재돼 있는 폭력의 공포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은 30대 초반의 두 남녀. 그들은 동거하기로 하고 한적한 시골 전나무숲에 집을 얻어 목욕탕을 만든다. 어느 날, 그들 앞에 한 늙은 남자가 나타난다. 백주 대낮에 벌거벗고 자위행위를 하는 정신병자. 육군 주임상사 출신인 그는 어느해 5월 M16소총으로 마을 사람들을 쏴 죽인 적이 있는 인물이다. 경찰에 넘겨졌으나 감옥에 가지 않고 정신병원에 있다가 마을로 돌아온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과거의 일들이 그 일과는 무관한 현재의 사람들까지 피해자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육군상사, 5월, 한 마을에서 일어난 총기사건이란 시간과 장소, 인물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붙이다 만 목욕탕 타일, 숲 속의 빈터는 미완으로 남아있는 과거를 환기시킨다.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