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김희애] 등돌린 쌍둥이 한판 붙는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19일 14시 38분
이재룡과 유호정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와 `청춘의 덫'으로 부부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이 못지 않은 `동족상잔'이 또한번 벌어질 조짐이다.
최수종(37)과 김희애(32). 얼핏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둘은 93년 MBC TV 주말극 `아들과 딸'에서 `귀남이' `후남이'란 쌍둥이로 공연했던 사이. 당시 인기 최고였던 이 드라마에서 둘은 백일섭 정혜선을 부모로 둔 이란성 쌍둥이 타이틀롤을 맡았었다.
이들 쌍둥이가 오는 3월말 KBS와 MBC로 갈라져 드라마 대결을 펼친다. 최수종은 KBS 1TV 후속일일극인 `순정'(가제)의 남자주인공이고, 김희애는 MBC TV `보고 또 보고' 다음 드라마인 `하나뿐인 당신'의 여주인공. 똑같은 오후 8시반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간판으로서 숙명의 맞대결이다.
최수종은 1년만에 실지회복을 노리는 KBS 일일극팀에서 자타공인하는 선봉장. 물론 팀플레이가 요구되는 일일극 장르이긴 하지만, 작년 `야망의 전설'에서 육탄연기로 시청률을 단숨에 끌어모은 톱스타 최수종의 카리스마를 제작진은 기대하고 있다.
`순정'(극본 박진숙, 연출 김현준)에서 최수종은 채시라와 짝을 맺는다. 혼자 상경해 자수성가한 연극영화과 시간강사. 미술학원 강사인 채시라와의 결혼이 무르익어갈 즈음 전임강사 임용에서 탈락해 처가살이를 하지만, 신혼초 영화배우 매니저까지 하는 활동파 청년이다. 티격태격하는 신혼부부의 쏠쏠한 재미를 드라마에 불어넣는게 최수종이 할 일.
`아들과 딸'에서 최수종의 그늘에 가려 그토록 구박받았던 `후남이' 김희애는 6년만에 `복수'할 기회를 찾았다.
김희애는 결혼후 2년반만의 TV외출. `하나뿐인 당신'(극본 박정란, 연출 정운현)에서 김희애는 남편(배역 미정)이 부도나 돈벌겠다며 나가버리고, 졸지에 이산가족이 돼버린 중심가족(백일섭 김윤경)의 큰딸로 출연한다. 여섯살난 딸 하나 데리고 친정살이를 하다, 처녀때 배웠던 디자인일을 다시 시작하며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능력있는 여자다.
두 드라마는 막바지 캐스팅이 끝나는 대로 곧 제작에 들어갈 예정. 현재 프랑스여행중인 김희애와 KBS 2TV `자유선언!오늘은 토요일'의 MC를 맡고 있는 최수종은 스케줄 조정을 거쳐, 3월초부터 동시에 촬영을 시작한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