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징크스 포로' 된 유재학 감독
기사입력 1999년 02월 18일 14시 52분
인천 대우의 유재학 감독（36）은 현역 시절 `강심장'으로 유명했다.
연세대와 실업 기아를 거치면서 포인트 가드로 활약한 그는 게임 도중 위기를 맞아도 눈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선수라면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징크스 따위는 아예 없었다.
게임이 있는 날 오전 숙소에서 아무렇지 않게 손톱을 깎고 코트에 나설 정도였다.
그런 유재학 감독이 올시즌 최연소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두둑한 배포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새롭게 미신을 따르며 승부와 관련된 것이라면 아무리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게 된 것.
유감독은 지난 4일 동양전 승리 이후 6연승을 달리면서 늘 같은 양복을 입은 채 지휘봉을 잡았다.
게임이 없는 날을 이용해 빠뜨리지 않고 꼭 그옷을 세탁소에 맡겼다.
넥타이와 구두도 마찬가지.
또 최근 2게임서는 `점프볼'에 앞서 청심환 두알을 삼켰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
이같은 노력 때문인지 대우는 연승행진을 달리며 17일 현재 공동 2위에 올랐다.
어쨌든 유감독의 변신이 진짜 효험을 발휘한 것일까.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