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가고시마 거인들 '호세가 무서워'
기사입력 1999년 02월 17일 14시 56분
"호세랑 같은 조 안할래요."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중인 롯데 야수들은 외국인선수 펠릭스 호세（34）와는 훈련때 같은 줄에 안선다.
원래 훈련에 열성이지만 코칭스태프의 말한마디를 `법（?）'으로 여긴다.
"자! 운동장 20바퀴."
러닝을 알리는 말이 떨어지고 통역으로 부터 `Twenty'를 전해들으면 호세는 이내 무섭게 달린다.
국내선수들은 보통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으면 알아서 그만두지만 호세에겐 통하지 않는다.
헉헉거리는 동료들의 팔을 붙들고 기어이 20바퀴를 채운다.
배팅볼과 머신볼 훈련을 할때도 시간은 칼이다.
개수가 모자라는 동료는 배팅케이지에 다시 밀어넣고 넘치는 동료에겐 빨리 나오라고 야단이다.
메이저리그 9시즌을 치르며 몸에 밴 체계적인 훈련 태도.
롯데선수들은 호세 때문에 또 한번 크게 웃었다.
1m86, 100㎏의 거구인 호세는 좋아하는 생선회가 넘치는 일본에서 요즘 다이어트중이다.
올시즌 우익수로 수비에 나설 예정인데 몸이 불어 걸음이 늦다고 김명성 감독이 야단쳤기 때문.
평소 밥 3공기를 뚝딱하는 먹성이나 아침은 간단히 과일, 점심은 과자부스러기만 주물럭거린다.
저녁은 밥 1공기.
다이어트 3일째에 접어든 지난 11일 저녁.
호세는 조성우 매니저 방을 찾아 "세끼중 두끼만 먹으니 한끼는 현금으로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모든 식사는 뷔페로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수없다는 말에도 막무가내.
동료들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제서야 물러섰다.
순진한 메이저리거. 동료들 마음이 편한게 당연하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