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야할수록 더 잘팔리는 광고
기사입력 1999년 02월 12일 15시 40분
`광고가 야해야 더 잘 팔린다?'
여자의 엉덩이만 부각시킨 청바지 광고, 목욕을 마친 여자의 벗은 뒷모습을 담은 화장품 광고, 여체（女體）의 허리 곡선을 강조한 자동차 광고 등등….
최근 보일 듯 말 듯 은근한 노출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아슬아슬 광고'가 인기다.
신체의 일부를 살짝 노출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잔뜩 불러일으켜 다시 한번 더 보게 만드는 게 이들 광고의 목적.
인간의 심리를 광고에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의류 브랜드 `OPT'와 `FRJ'는 주소비층인 20∼30대 `감성 세대'를 겨냥한 `엉덩이 광고'로 청바지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OPT 청바지 광고의 경우 장난감 자동차를 집는 여자 모델의 뒷 모습과 검은색 배경에 엉덩이만 강조한 장면을 실어 뭇남성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광고판촉팀의 윤태선과장（35）은 "엉덩이를 올려주는 기능성 청바지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 광고를 제작했다"며 "기능성 청바지라는 아이템에다 `야한 광고' 효과로 지난해말 출시 이후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4만여벌을 파는 기대 밖의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주）태원이 생산하는 패션 캐릭터 청바지 `FRJ' 역시 청바지를 벗는 여자 모델의 엉덩이를 클로즈업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 전대운이사（44）는 "`페레진'의 이름을 FRJ로 바꾸면서 여자 모델을 기용하는 변신을 꾀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맬 수 있는 광고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에바스 화장품은 지난 해 말 목욕용품인 `바디 에센스'를 출시하면서 전라（全裸）의 여자 모델을 등장시켰다.
물론 뒷 모습이다.
갓 목욕을 마치고 나온 듯 촉촉한 분위기가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극적이라는 게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의 얘기.
회사측은 "피부 탄력을 유지시켜주는 보디용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여성의 뒷모습을 광고에 실었는데 제품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져 매출 신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광고는 아니지만 기아차가 올해 제작한 캘린더는 엉덩이에서 종아리까지 여체（女體）의 유려한 곡선을 카메라에 담아 `선이 아름다운 자동차'임을 은연중 과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강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