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강혁] 막강파워 vs 정확성 한판승부
기사입력 1999년 02월 11일 15시 22분
서로를 너무 잘알고 서로를 너무 좋아한다.
그러나 함께한 오랜 시간 동안 조금도 서로를 닮아가지 않았다.
올시즌 반달곰 타선의 젊은 간판인 두산 김동주（23）와 강 혁（25）은 뚜렷하게 스타일이 다른 라이벌.
오른쪽 타석（김）과 왼쪽 타석（강）에서 냉정한 정확성（강）과 불같은 파워（김）로 맞서왔다.
이제 프로무대서 진정한 승부를 가릴 차례.
지난 93년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동주와 강 혁은 국가대표팀 한솥밥 5년동안 겨뤘다.
강 혁은 붙박이 3번, 김동주는 4번 단골.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던 막강 중심타선이었다.
김동주가 발목 부상 등으로 헤매던 94,95년에는 강 혁이 잘뛰었다.
재기에 성공한 김동주가 제19회 아시아선수권대회 MVP에 올랐던 97년에는 후배의 활약에 강 혁이 살짝 빛이 가렸다.
98년 김동주는 당시로선 역대 신인야수 최고액인 4억5천만원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다.
딱 한해뒤인 올해 강 혁은 5억원에 반달곰 유니폼을 입어 후배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몸값 키재기야 뒤에 들어오는 사람이 유리하니까 김동주는 딱히 섭섭함이 없다.
그러나 "프로 데뷔는 내가 엄연히 1년 선배이니 그라운드에선 더 성숙한 활약을 펼치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전반기를 뛰지 못해 답답하지만 강 혁의 승부욕도 못지 않다.
"맞히는 것은 자신있습니다. 동주가 갖지 못한 나만의 스타일로 승부하겠습니다."
두산의 쓰쿠미 훈련장에서 두 젊은 스타는 짐짓 관심없는척, 흘끗 흘끗 서로를 곁눈질해가며 땀을 흘린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