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충암사단' 200단 금자탑
기사입력 1999년 02월 11일 15시 22분
`충암사단'이 마침내 프로바둑 200단을 돌파했다.
충암사단은 충암학원 출신 프로기사들의 수가 워낙 많은 데서 유래된 별칭이다.
충암은 이달초 입단대회에서 최규병 9단, 김만수 4단, 이정우 3단이 각각 한계단씩 진급, 충암 출신 기사들의 총 단수를 197단에서 200단으로 올려놓았다.
충암은 바둑스타 이창호(24), 유창혁(34), 국내 첫 바둑학교수 정수현(43), 프로 최초의 박사(정치학) 문용직(41)을 비롯 정대상 김승준 김성룡 이성재 조한승 현미진 홍꽃노을 등 10~40대의 쟁쟁한 프로들을 배출했다.
9단 5명, 8단 3명, 7단 2명, 6단 4명, 5단 6명, 4단 5명, 3단 7명, 2단 8명, 초단 6명이다.
정수현 9단이 지난 73년 첫 프로입단한 후 26년간 46명의 충암 프로가 탄생했다. 현 154명의 한국기원 프로기사중 30%에 달하는 수치이다.
충암학원은 지난 72년 이홍식 이사장이 국내 처음으로 바둑특기생 제도를 채택,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수많은 바둑특기생을 배출하고 있다.
충암은 한국바둑을 세계 정상으로 올려놓은 밑거름이었다.
동문 프로기사들이 `충암연구회'를 결성, 이창호와 신예 스타들이 매일같이 머리를 맞댄 연구 결과는 세계 바둑 교과서로까지 애용되고 있다.
충암은 조치훈 9단을 배출한 일본의 `기타니 도장'에 곧잘 비유된다.
조치훈과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의 스승인 고 기타니 9단이 내제자 조직으로 키운 기타니 도장은 지난해까지 70여명의 프로기사를 배출했다. 단수로는 총 500단이 넘는다.
그러나 충암연구회에는 최명훈 6단 등 충암 출신이 아닌 프로 스타까지 가세, 바둑연구회로선 단연 세계 대들보이다.
`충암패밀리'로도 통하는 충암사단은 입김이 강한 스타들이 워낙 즐비하다는 점에서 가장 강력한 `압력단체'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패밀리의 실세는 누구일까?
충암의 맏형은 단연 허장회(45) 8단이다.
프로 등용문인 `허장회 바둑교실'을 사설 운영하는 허 8단은 충암학원의 제1호 특기생이다.
그러나 실세로는 `충암연구회'를 이끄는 3총사가 꼽히고 있다.
동기생인 양재호(36), 최규병 9단과 유창혁 9단이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