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동] 99현대 신상품 '확 달라졌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10일 17시 07분
플로리다에서 전지훈련중인 현대 김시진 투수코치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선수가 있다.
"저 배 들어간 것 좀 보세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죠?"
김코치가 구장 한쪽에서 러닝에 여념없는 한 선수를 가리킨다.
불과 한달전만 해도 무거운 몸을 뒤뚱뒤뚱 움직이며 비지땀을 뻘뻘 흘려대던 '불곰' 임선동(26).
70m 7번, 30m 15번을 쉴 새 없이 달린 뒤 이번에는 3km짜리 장거리를 거뜬하게 달려낸다.
지난 6일 (한국시간)부터 하프피칭을 시작한 임선동은 작년과 확실하게 다른 감촉을 느낀다고 한다.
"지난해는 릴리즈때 공을 낚아 채지 못하고 밀어 던졌다. 하체가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닝으로 하체를 강화한 임선동의 피칭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공에 힘이 붙었다는 것.
공끝에 체중이 실리면서 스피드도 늘었다.
임선동은 "야구를 시작한 이후 요즘처럼 강도 센 훈련을 소화하긴 처음이다. 올시즌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고 말했다.
호화 선발진용의 현대에서 임선동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좁다.
자칫 선발은 고사하고 1군 엔트리 등록마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누구보다 화려한 아마추어 선수생활을 보낸 임선동이지만 지금 그의 위치는 갓 입단한 고졸신인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야구를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올해는 내 야구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겠다."
임선동의 각오가 비장하다.
[브래든턴 (미 플로리다주)=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