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남자넌센스 - 따뜻한 삶의 향기
기사입력 1999년 02월 09일 15시 27분
`잘 훈련된 배우들이 만드는 최고의 무대.'
서울 뮤지컬컴퍼니의 `남자넌센스'(단 고긴 작, 남경주 연출)는 `뮤지컬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한 작품이다.
배우들이 객석을 가로질러 무대에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모자를 벗고 인사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웃음과 탄성이 극장을 떠나지 않는다. 다섯명의 `남자수녀'가 두시간 동안 보여주는 춤과 노래, 연기는 조금 징그럽기는 하지만(?) 섬세하고, 깜찍하며 때로는 앙증맞기까지 하다.
`남자넌센스'는 우리에게 친숙한 뮤지컬 `넌센스'의 남성판이다.
`넌센스'는 익히 알려진대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짜임새있는 스토리라인에 서정적인 발라드와 신나는 뮤지컬 넘버가 고르게 섞인 브로드웨이의 대표작. 따라서 `남자넌센스'의 관건은 `주어진 텍스트를 과연 남자배우들이 어떻게 소화해 내는가'로 모아진다고 할 수 있다.
남경주 김민수 이정섭 송용태 김장섭 김도형 등 출연배우들은 자신을 `여성화'시키면서 개성있는 새로운 수녀상을 창조해냈다.
원장수녀에 더블캐스팅된 이정섭과 송용태의 능청맞은 연기는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하고 있고, 남경주와 김민수는 탁월한 노래솜씨와 코믹한 연기로 극의 쌍두마차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신예 김장섭 김도형 역시 천진난만하고 아름다운 수녀로 환생했다.
다섯명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은 마치 `여자들이 부르는게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만큼 압권. 중간중간 굵은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어색한 동작도 있지만 전반적인 흐름에 묻혀 별 문제는 아닐 듯하다.
시종일관 웃느라 정신이 혼란스런 가운데서도 다섯명의 수녀가 털어놓는 다채로운 인생이야기는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각을 담고 있어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관객들에게 퀴즈를 내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대목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는게 좋다. 선물이 준비돼 있기 때문.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621919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