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수원 홈경기 추진 까닭은
기사입력 1999년 02월 09일 14시 12분
삼성이 수원구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현행 지역연고제의 틀에서 벗어나 도시연고제로 가는 중간 단계로서 다른구단의 보조구장에서 정규 경기를 갖겠다는 것.
삼성은 이미 작년 12월29일 프로야구 이사회에서 이같은 뜻을 밝혔고, 수원구장의 주인인 현대와 원칙적으로 뜻을 같이했다.
올해 수원구장을 홈으로 해 3∼5게임을 치른다는 계획을 만들고, 실무 작업 중이다.
삼성은 왜 파격적인 발상을 했을까.
갈수록 어려워지는 주변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97년 117억원, 98년 95억원, 올해 80억원.
해마다 구단 예산이 대폭 줄어들다보니 자구책 마련이 시급했다.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기에 인원 감축이란 구조 조정을 단행했고, 대구시에는 운동장 사용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깜깜 무소식.
야구단의 일년 수입은 21억∼23억원 정도.
여기에서 체육진흥기금을 제외한 금액의 25%인 약 3억∼5억원을 사용료로 낸다.
전주와 광주는 이미 12.5%까지 사용료 인하를 결정했고, 대전 청주 마산은 긍정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올해 올스타전을 유치한 수원은 언제든지 대환영.
결국 삼성은 그룹 계열사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수원에 매력을 느꼈고, 현대와의 협상에 나섰다.
현대 역시 삼성전을 수원에서 치르면 경비 절감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같은 제안에 호의적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수원 경기를 추진하는 것이 대구를 떠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변화를 통해 새로운 생존법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구단간의 합의로 다른 지역의 보조구장에서 경기를 해도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저변 확대와 도시연고제로의 전환을 위해 어차피 거쳐야 할 단계인 만큼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구단주 총회에 보고하겠다는 것.
삼성의 수원 진출이 도시연고제의 조기 실시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