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오로지 훈련만이 살길' 특훈 급피치
기사입력 1999년 02월 07일 14시 45분
진짜 신기록을 세운다.
주니치 선동열(36)이 이를 악물었다.
목표는 2천구.
97년 겨울캠프 이후 2년만의 도전이다.
지난 1일부터 오키나와에서 땀을 쏟고 있는 선동열은 "훈련 속도가 빨라 어느때보다 많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동열에게 있어 겨울캠프 2천구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초등학교 이후 가장 많은 공을 던진 97년 재기의 발판도 피나는 불펜피칭 덕이었다.
96년 일본 진출 첫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합류하자마자 다른 투수들이 불펜에 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래기도 했다.
슬슬 몸을 풀면서 10여일은 지나야 공을 던지는 한국 스타일과는 전혀 틀렸다.
작년 겨울엔 1천500구 정도로 피칭 수를 줄였다.
일본야구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30대 중반까지 차오른 나이가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1년뒤.
4번째 오키나와 캠프는 또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프로의 생리인 `약육강식'이 살아 꿈틀거린다.
위, 아래 어느 곳을 둘러봐도 만만치가 않다.
올시즌 영입한 전 다이에 소속의 퍼시픽리그 다승왕(13승) 출신인 다케다가 `차세대 소방수'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호시노감독도 "`썬'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지만 나이를 고려할때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97년보다 일주일 늦게 캠프를 시작했지만 그만큼 빨리 자율훈련 스타트를 끊어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일 첫 불펜 피칭 40구에 이어 3일 50구, 5일 55구, 7일 60구.
이틀간격으로 실시되는 피칭에 가속도가 붙었다.
캠프초반 이처럼 속도를 붙이기는 처음이다.
올시즌 체력 소모를 막기위해 직구 속도를 시속 5㎞가량 줄인 것도 `신기록 도전'의 청신호.
"훈련 또 훈련만이 살길이다."
2년 임대 재계약 마지막해를 맞은 선동열의 눈빛이 강렬하다.
[양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