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직격인터뷰] 두산 '갈색폭격기' 우즈
기사입력 1999년 02월 05일 14시 35분
대뜸 "올해 도루 목표가 몇개냐?"고 하일성 본지 해설위원이 묻는다.
"작년에 한개를 했으니 올해는 꼭 두번 성공시키겠다"는 `갈색 폭격기'의 능청스런 대답.
마지막 126게임짜리 페넌트레이스였던 지난해 42홈런이라는 불멸의 기록으로 프로야구 17년사의 첫 외국인 MVP에 올랐다.
`돌아온 홈런킹' 두산 타이론 우즈(30)가 하일성 직격인터뷰의 2월 첫손님이다.
호주 교포 야구선수 출신인 두산 구단직원 김태민씨가 통역을 맡았다.
▲하일성위원(이상 하):야구하는 동안 작년처럼 꿈같은 시즌이 있었나.
▲우즈(이하 우):정말 열심히 뛰었고 그만큼의 결과를 얻었을 뿐이다. 운이 좋았거나 거저 된 일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올해 더 행복하기 위해선 더 진땀나게 뛰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한국서 MVP까지 따냈으니 고향에 돌아갔을때 대접이 좋았겠다.
▲우:모두들 칭찬하고 축하해줬지만 한해 반짝한 것으로 나의 성공을 확실히 믿진 못할 것이다. 올해가 중요하다.
▲하:일본 프로야구의 거액 제의를 뿌리치고 두산에 남았는데 후회는 없나.
▲우:전혀 없다. 지금 나에게 어울리는 바로 그 곳에 서있다고 확신한다. 와이프와 상의한 결과, 신나게 뛸수 있는 한국을 택했다.
▲하:아직도 셰롤(부인)에게 쥐어살고 있나. 작년에 보니 만만찮은 공처가던데(웃음).
▲우:저녁 만들어주는 사람인데 꼼짝못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셰롤은 한국을 진짜 좋아한다. 이 곳에서의 쇼핑을 좋아하고 새로 사귄 친구들과의 시간을 즐긴다.
▲하:작년에 가장 인상깊었던 투수는.
▲우:임창용(삼성)과 현대 유니콘스의 선발 투수들이다. 공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하:한국야구에서 가장 시급하게 고쳐져야될 부분이라면.
▲우:말하기 곤란하지만…. 심판들의 태도가 너무 경직적이다. 미국에선 선수와 심판이 대화할수 있다. 스트라이크 판정에 의문이 생기면 "이게 스트라이크냐?"고 다시 확인한다. 미국 심판은 "조금 빠졌다"든가 혹은 "걸쳤다"고 얘기해준다. 빨리 그의 선구안에 적응해서 다음 공에 대비할수 있다. 한국에서 판정에 대해 물으면 심판은 대뜸 "반항하는 거냐?"는 식이다. 그렇게 신경질적이면 대화할수가 없다.
▲하:투수나 타자, 야수들에 대해 말한다면.
▲우:투수들은 너무 도망가는 피칭을 하고 타자들은 잘 기다린다. 그래서 4구가 지나치게 많다. 야수들의 수비도 더 적극적이면 좋겠다.
▲하:올해는 작년보다 6게임 늘어난 132게임을 뛰니까 42홈런보다 몇개 더 칠 욕심은.
▲우:열심히 넘기겠다. 숫자는 장담하기 싫다.
▲하:작년에 왔을때와 올해 다시 온 느낌이 다를텐데.
▲우:내 가족에게 돌아온 느낌이다. 우리 팀의 요즘 분위기를 보니 올해 꼭 우승할 것이다.
▲하:한국말 배운 거 다 말해본다면.
▲우:물주세요, 밥주세요, 아저씨, 형님, 많이 배고파.
▲하:주로 먹는 얘기군. 그 정도면 절대 굶어죽진 않겠다.
[정리＝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