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터프가이'의 뒤바뀐 낮과 밤
기사입력 1999년 02월 05일 14시 35분
프로농구 사령탑 가운데 외국인선수 다루기의 1인자로 꼽히는 대우 유재학 감독에게 보스먼과 윌리엄스는 `요요'와 같은 존재다.
`요요'란 고무줄 끝에 매달린 장난감을 던졌다 받았다 하는 놀이기구.
유감독은 `터프 가이'로 소문난 이들을 적절히 풀어줬다 당겼다 하면서 잘도 끌고 나간다.
요즘 보스먼과 윌리엄스는 유감독의 배려로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한다.
국내선수들이 밤 11시면 잠자리에 드는 것과 달리 새벽 3시가 돼야 비로소 하품을 하기 시작한다.
둘은 머리를 맞대고 늦도록 수다를 떨거나 2인용 전자오락에 정신을 팔다가 지루해지면 미국에 국제전화를 걸어 얘기 보따리를 풀기도 한다.
낮 12시쯤 일어나서는 오전 훈련은 빼먹고 오후 훈련만 참가한다.
처음엔 아침을 거르지 말라고 했지만 "미국에서도 줄곧 두끼만 먹었다"고 하자 더 얘기를 하지 않았다.
한때 보스먼을 불러다 놓고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야단까지 쳤던 유감독이 `유화정책'을 취하자 이들의 태도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보스먼과 윌리엄스는 요즘 하프타임때 라커룸에 들어오면 박수를 치면서 동료들을 격려하느라 바쁘다.
"눈치를 보아 하니 둘 다 재계약을 원하는게 확실해요."
보스먼과 윌리엄스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있는 유감독의 눈에 이들은 결코 `터프 가이'로 비쳐지지 않는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