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경주마 체력 보강위해 뱀탕까지도
기사입력 1999년 02월 05일 14시 35분
몸을 튼튼하게 만드는 보약.
요즘 한파가 불어닥치자 조교사들은 말의 체력보강을 위해 몸보신 식단을 짜느라 정신이 없다.
과연 말은 무얼 먹고 체력을 보강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몸보신 만큼은 사람에 뒤지지 않는다.
인삼을 갉아먹이는 것은 고전적인 방법이고 최근에는 특별식단으로 마늘 된장 계란노른자 흑설탕을 버무려 건초와 함께 먹인다.
흔히 `몬도가네식'이라고 부르는 혐오식품도 말에게는 귀중한 보약이다.
체력이 떨어지는 기미가 보이면 조교사들은 은밀히 `몬도가네 식품'을 먹이는 것.
이중 최고급은 뱀탕과 뱀가루.
그냥 주면 먹지 않기 때문에 뱀탕은 고개를 치켜세워 목안에 쏟아붓고 뱀가루는 건초에 섞어 먹이고 있다.
미꾸라지와 개의 간도 빠지지 않는다.
미꾸라지는 1관 정도 먹이는데 이 또한 기도로 바로 들어가도록 고개를 하늘로 향하게 한 뒤 들이 붓는다.
이밖에 비타민과 사람이 먹는 보약을 먹이는 조교사도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약물검사에 걸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보통 출전 열흘 전쯤에 복용시키고 있다.
강장제를 먹은 말이 시금치를 먹은 뽀빠이처럼 힘이 솟구쳤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하지만 조교사들은 한결같이 효과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말이 비록 초식동물이지만 동물성 영양분을 소화할 능력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말 연구가인 이시영씨는 "물이 귀한 아랍지역 말들은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오아시스에 살고 있는 멸치처럼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영국에서도 경마 초기에는 계란을 삶아먹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