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네즈] 엄마같은 딸, 딸 같은엄마 이색 모녀관계
기사입력 1999년 02월 04일 15시 00분
13일 영화 `마요네즈'(윤인호 감독－씨네2000 제작)가 개봉되면 "김혜자와 최진실이 진짜 모녀예요"라고 묻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들은 `마요네즈'에서 모녀의 관계를 리얼하게 그려낸다.
`자상한 엄마와 귀여운 딸'이란 도식적인 구도가 아니라 때론 원수처럼 싸우고, 미워하지만 그래도 엄마이고 딸일 수밖에 없는, 그런 모녀의 모습을 그린다.
지난달 2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영화 `마요네즈'의 시사회가 끝난 후 김혜자는 "영화를 잘 모르는 나를 잘 이끌어준 진실이가 고맙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오랜만에 영화 현장에 돌아온 김혜자로선 `딸같은' 최진실의 도움이 있었기에 한결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
`마요네즈'의 제작지원－배급을 맡고있는 강우석 감독의 최진실에 대한 평가는 각별하다. "연기파 배우 김혜자와 인기스타 최진실의 만남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쉽겠지만 러쉬필름을 보면서 최진실이 김혜자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는 것을 보고 나도 놀랐어요."
최진실은 어쩌면 이 영화에서 김혜자보다 더 어려운 연기를 했다. 극중 관계가 다분히 딸같은 엄마(김혜자)와 엄마같은 딸(최진실)이기 때문. 오히려 최진실의 배역이 더 노련함을 필요로 하는 역할이다.
실제로 김혜자가 쉴새 없이 대사를 쏘아대면 최진실은 말없이 얼굴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많다. 그래서 촬영현장에서 최진실이 얻은 별명이 `리액션(Reaction) 배우'.
영화의 라스트에 최진실이 `리액션 연기'가 아니라 김혜자와 불꽃 튀는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 있다. 바로 최진실이 엄마를 증오하는 이유가 된 `마요네즈에 대한 기억'을 말하는 장면.
"저도 그 장면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원래 콘티는 커트가 많이 나눠져 있었는데 촬영현장에서 윤인호 감독이 배우들에게 맡긴다는 뜻으로 긴 장면을 한 커트로 갔어요. 연극적이기도 한데 그래서 더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지난해 최고의 흥행영화 `편지' 이후 1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최진실은 "시사회를 보면서 김혜자 선생님과 손을 꼭 잡고 많이 울었다"면서 "매우 독특하면서도 많은 공감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