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청소년팀 때아닌 영어 공부열풍
기사입력 1999년 02월 03일 14시 57분
"하우 두유 두."
"아이 엠 코리언 사커플레이어."
청소년축구대표팀(20세이하)의 전지훈련지인 호주 시드니 외곽에 위치한 발렌타인 스포츠파크.
3일 오전 이곳에 전훈캠프를 차린 대표선수들은 틈틈이 소형녹음기를 틀어놓고 영어공부를 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이 난데없이 영어공부를 시작한 것은 조영증감독의 권유 때문.
"국제화시대에 영어 한마디 못하면 밥한그릇도 얻어먹지 못한다. TV나 음악만 듣지 말고 간단한 표현이라도 익혀라. 공도 잘 차고 영어도 잘하면 대표선수들의 위상도 올라갈 것이다."
지난 81년부터 3년동안 미국 프로리그 포틀랜트 팀버스에서 활약해 영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조감독은 호주 전훈때 영어책과 회화테이프를 준비해 오라고 특명을 내린 바 있다.
조감독은 "해외 나들이때 출입국카드도 작성하지 못해 협회 직원이 대신 써주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면서 이번 전훈에서 `축구훈련'과 `영어연수'를 병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뜻밖에도 선수들의 반응은 좋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축구협회 국제부 이상락과장에게 질문을 할 정도.
중학생용 영어회화 테이프와 `누워서 영어먹기'라는 책을 가져온 김은중(대전 시티즌)은 "훈련시간 외에는 잠만 자곤 했는데 영어공부를 하니 이상하게도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조영증 감독은 "청소년대표선수 중에서 세계적인 스타도 나와야겠지만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는 국제적인 축구행정가도 배출됐으면 좋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시드니(호주)＝신향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