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ML슬러거' 호세의 잡초인생
기사입력 1999년 02월 01일 14시 32분
롯데 외국인 외야수 호세(34)의 `잡초같은 과거(?)'가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출신의 화려한 경력 이면에 용접공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간 경력이 숨어 있었던 것.
호세는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기전까지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 산타도밍고시에서 용접일로 공사판을 전전하며 홀어머니를 부양했다.
이는 호세가 우연히 부산 사직구장 근처의 건설현장을 지나다 함께 있던 구단직원에게 털어놓아 알려지게 됐다.
같은 도미니카 출신으로 맥과이어와 치열한 홈런왕 싸움을 벌인 새미 소사가 메이저리그 진출전까지 구두닦이 등으로 근근히 민생고를 해결해 온 전력과 비슷하다.
`없는 집에서 효자난다'고 호세가 바로 그런 경우.
호세의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새겨져 있는 `파타(Pata)'라는 문신이 그 증거다.
`파타'는 호세의 어머니 이름으로 지난 88년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에 입단하면서 모친과 떨어져 있게 되자 한시라도 잊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새긴 글자다.
호세는 요즘 이역만리 떨어진 모친에게 매일같이 국제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을 정도.
한편 이 얘기를 전해들은 동료선수들은 "메이저리거라 다소 거리감을 느꼈는데 전혀 다른 일면을 발견했다"며 한결 친근감을 나타내는 모습.
한국에 오기전까지 바텐더를 한 이력으로 눈길을 모았던 마무리 투수 길포일(31)에 이어 이번엔 용접공 출신의 호세.
과거가 범상치 않은 이들 외인들이 부산야구 부활에 돌풍을 일으킬지 궁금하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