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해외진출 1년에 1명제한 '누굴보내나'
기사입력 1999년 01월 31일 14시 37분
`형님먼저? 아우먼저?'
누굴 먼저 출가시켜야 할까.
지난달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해외진출 자격을 갖는 7년차 이상 선수의 유출은 구단당 1년에 1명으로 제한한다'고 규정함에 따라 해태 양준혁(30)과 이대진(25)의 진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3년 프로에 데뷔한 둘은 올시즌만 뛰면 똑같이 해외진출 자격요건을 갖는다.
문제는 이 두명이 각각 타자와 투수 부문에서 정상급 수준으로 실력을 인정받을 뿐 아니라 나름대로 해외진출의 명분을 갖고 있다는데 있다.
`트레이드 거부 파동'을 일으킨 양준혁이 뜻을 접고 해태에 합류한 첫번째 이유가 바로 일본진출의 가능성 때문이었다.
확실한 보장을 해주진 않았지만 구단에서도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만약 올시즌뒤 일본행이 무산되면 어떤 `돌출행동'을 할 지 모른다.
작년부터 해외진출의 뜻을 키운 이대진도 만만치 않다.
이대진은 위암투병중인 후배 김상진의 모습을 보면서 국내구단의 허술한 선수관리에 커다란 절망감을 느꼈다.
`순둥이'라고 소문난 그의 입에서 "더이상 해태에서 뛰고 싶지 않다"는 극언이 나올 정도였다.
만약 해외진출의 길이 열리지 않았으면 예상치 못한 행동이 나왔을 게 분명하다.
해외에서 똑같이 `러브콜'이 왔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로선 둘 가운데 이대진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편.
나이가 젊은데다 투수라는 잇점이 있다.
미국이나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150㎞대의 강속구 투수는 쉽게 구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타자보다 투수의 몸값을 더 높게 쳐준다.
더 많은 액수의 오퍼가 들어왔을때 구단에선 이대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해태는 "1년뒤의 일을 어떻게 예측하겠느냐"며 아직 신중한 반응이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