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어머니주창분씨가 '강혁'이름지은 사연
기사입력 1999년 01월 31일 14시 37분
"아주 이름이 좋아. 야구선수 이름으로는 `딱'이야. 강하고 믿음직하게 들리고…."
두산 김인식감독이 싱글벙글이다.
"정말 우리 아들 이름 너무 좋죠? 아무리 불러봐도 멋진 이름이예요."
어머니 주창분씨(56)의 신나는 맞장구에 아들 강 혁(25)은 조금 멋쩍은 표정.
"원래 어머니들은 아들 자랑이 심해요. 이해해주세요."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구단 사무실에서 열린 강 혁 입단식의 한장면이다.
그러나 알고보니 어머니의 `강 혁' 자랑은 꼭 아들 자랑이 아니었다.
그 멋진 이름의 작명가가 바로 주창분씨란다.
강 혁은 그녀가 22년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름이다.
초등학교 3학년때 당시 히트했던 만화 `흑가면'을 보고 주인공 강 혁에 홀딱 반했단다.
정의의 편에서 어떤 어려운 일도 척척 다 해결하는 무적의 용사.
10세 소녀는 `나중에 아들을 낳으면 꼭 강 혁이라고 이름 붙이겠다'고 결심했다.
"큰 아들, 큰 딸은 집안 어른들이 많으셔서 제가 감히 이름을 붙일 입장이 못됐죠. 서른 둘에 막내를 낳았을때 `기회다' 싶더라구요. 아기를 무조건 `혁아, 혁아'하고 불렀는데 얼결에 어른들도 따라 부르셔서 그 이름이 정말 제 아들 이름이 됐어요."
어쩌면 강씨 집안 사람에게 시집을 가서, 순서를 지키면서 소원도 이룰 만큼 아들을 둘씩이나 낳았는지 우연이 필연처럼 맞아 떨어진 일이다.
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를 시작한후 강 혁은 심심찮게 이름 칭찬을 들었다.
그때마다 본인보다 어머니가 더 좋아한데는 다 이런 이유가 있었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