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원] '터프가이로 캐릭터 변신' 다짐
기사입력 1999년 01월 29일 15시 31분
요즘 류시원(27)의 스케줄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유명 연예인들의 "하루에 잠을 1∼2시간 밖에 못 잔다"는 방송멘트가 형식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깨알 글씨'가 빼곡한 류시원의 수첩을 보면 이런 말이 `허세'가 아님을 금세 알수 있다.
화요일 새벽, KBS 2TV 주말극 `종이학'의 야외촬영을 마친 류시원은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집으로 향한다. 눈을 붙이는 것도 잠시, 해가 중천에 들 때쯤 일어나 다시 KBS 행. 오후 8시까지는 2TV `뮤직뱅크'를 진행해야 한다. 저녁은 당연히 거른다.
이후에는 라디오프로 진행. SBS 라디오 `기쁜 우리 젊은날' 생방송과 이어지는 주말 방송분 녹화가 모두 끝나면 대략 2시. 3시간 넘어서야 포근한 이불 품으로 숨어든다.
"매일 그래요. 휴일도 없이…".
`어려운 때에 일이 많아 좋겠다'는 인사말도 듣는 사람 나름이다. 1월 들어 몰려든 광고까지 감안한다면 이런 말은 그에게 인사가 아닐 수도 있다.
"2월 중순까지 광고 3편에 뮤직비디오까지 매주 나눠서 찍어야 해요. 그것도 지금의 스케줄에서 간신히 빼놓은 `천금 같은' 휴식시간을 이용해서 말이예요".
주중에는 밤을 꼬박 샌 뒤 곧바로 야외촬영장을 찾는 날이 3∼4일은 될 판. 이쯤되면 몰려드는 일거리에 기쁨의 환호성 대신 고통(?)의 비명을 질러야 할 상황이다.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요? 밥 한끼라도 제대로 먹으려고 하죠. 시간상 운동도 못하다보니 유일한 방법이 잘 먹는것 밖에 없더라구요".
술을 전혀 못하는 체질도 `촬영 강행군'을 버텨 내는데 도움이 됐다고.
류시원은 `종이학'이 끝나면 라디오프로 만을 남기고 휴업에 들어갈 예정. 2달간 `무아지경(無我之暻)의 휴식'을 취한 뒤 마땅한 미니시리즈나 영화를 찾아볼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쿠키맨 이미지를 벗는 거예요. 연말쯤에는 터프하거나 저항적인 캐릭터로 팬들을 만나고 싶군요".
`죽어도 펑크는 내지 않는다'며 뛰어다니는 류시원에게 차가운 북풍은 이미 봄바람이 된 지 오래다.
[서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