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마땅한 1번 없어 고민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04분
"톱타자로 내가 나서면 안될까?"
올시즌 해태의 1번 타자감을 꼽아달라고 하자 대뜸 김응용감독은 "아무래도 나밖에 할 사람이 없다"며 허허 웃는다.
그만큼 딱 누구라고 꼬집어 얘기할만한 톱타자가 없어 고민이라는 얘기다.
공격만 놓고 따져볼때 해태는 올시즌 확실한 전력보강을 했다.
먼저 든든한 4번타자감으로 양준혁을 삼성에서 영입했고 중장거리포인 외국인 선수들 브릭스와 샌더스를 스카웃했다.
기존의 홍현우 이호성 이호준과 어우러질 타선의 무게는 다른 팀과 비교해도 처지지 않는다.
하지만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 톱타자가 마땅치 않다.
작년 1번자리를 맡았던 장성호에 대해 김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타격랭킹 5위(0.312)의 뛰어난 방망이에도 불구하고 공격의 첨병으론 적당치 않다는 평가.
선구안이 부정확한데다 발이 빠르지 않아 베이스러닝에 미숙한 단점이 있다.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종국 카드'는 장성호와 반대로 방망이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김종국은 만년 2할타자.
96년 2할1푼5리, 97년 2할1푼, 작년 2할3푼2리 등 데뷔후 3년간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발이 빠르고 재치가 있어도 출루하지 못한다면 별 도리가 없다.
김성한 타격코치도 "(김)종국이가 방망이만 좀 때려준다면 소원이 없겠는데…"라며 입맛만 다시고 있다.
과연 누구에게 해태의 톱을 맡겨야 할까.
김감독은 요즘 일본 주니치로 떠나간 `야구천재' 이종범의 얼굴이 그리울 법도 하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