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키스는 제 전공이예요'
기사입력 1999년 01월 27일 14시 50분
탤런트 박선영은 연기경력은 4년째지만 `키스경력' 만큼은 화려하다.
소위 `뜨는 남자'들과는 빠짐없이 입술을 맞춰봤다.
방송사의 남자 캐스팅 1순위 배용준을 비롯해 `양녕대군' 이민우, 연극배우 출신으로 인기 상승세에 있는 유오성이 그녀의 `희생양'이었다.
박선영 스스로 `희생양'이라고 하는 이유는 남자 연기자들이 키스를 앞두고 오히려 머뭇거려 그녀가 리드를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
첫 키스상대는 배용준. 96년 하이트맥주 CF를 촬영할 때였다. 하지만 "첫 경험인데도 별 다른 느낌은 없었다"는 게 박선영의 회고.
KBS 1TV 아침드라마 `하얀민들레'에 출연할 때 두번째로 입술 크기를 재본 김광필과의 키스신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영화 `러브스토리'의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가 눈속을 뒹구는 명장면처럼 스키장의 눈을 이불삼아 뜨겁게 입을 맞췄다.
`최다 키스' 상대역은 작년 KBS 2TV `일요베스트' 상대역이었던 이민우. "리얼하게 하라"는 연출진의 요구에 무려 열네번이나 NG를 내며 찍었다. 그중 한 신은 `방송불가'가 우려될 만큼 진했는데 막상 방송에선 너무나 아름답게 묘사돼 주위의 박수를 받았다.
얼마전 끝난 MBC TV의 미니시리즈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한 유오성과의 키스신도 장안의 화제였다. 유오성이 `도'를 넘는 키스를 시도한게 `옥의 티'였지만 여가수와 매니저의 사랑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키스는 쑥쓰러워하기 시작하면 어색해서 절대 못해요. 얼굴에 철판 깔고 하는겁니다."
여자 연기자들은 박선영의 `키스신 연기론'을 귀담아 들을만 하다.
◇첫 키스 경험은
－고교 3학년때였어요. 수능시험을 마친 뒤 같은 학년의 남자친구와 홀가분한 기분으로 서울의 한 공원에서 만났죠.
서로 "시험보느라 수고했다"는 말을 주고 받다가 분위기가 `새콤달콤'해지기 시작했죠.
남자친구는 내 볼에 살포시 입을 댔고, 저는 쥐죽은 듯 잠자코 있었어요.
그 순간의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고 진땀이 나더라구요.
사실 그 친구는 제 첫사랑이었거든요. 남자친구와 두시간 동안 그 감정을 추스른 뒤 자리에서 일어섰죠. 첫사랑이 계속 이어지지 못해 아쉽지만 그 친구도 그 고운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길 바래요.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