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한겨울에 등장한 나비떼 화제
기사입력 1999년 01월 27일 14시 50분
한겨울에 웬 나비떼?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은 최근 인공조명으로 나비의 대량 실내사육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꽃피는 봄에나 춤을 추는 나비떼가 엄동설한에 펄펄 날개짓을 하고 있다.
호랑나비, 배추 흰나비, 암끝검은 표범나비 등 3종류의 나비떼가 하루 100마리 이상 나비공원을 누비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한겨울 나비 공원 조성작전에 돌입했다.
제주도 나비는 한해 평균 3~5회 번데기에서 나비로 탈바꿈한다는 데 착안, 따뜻한 남쪽 나라인 제주도에서 300마리의 나비를 잡아와 늦여름의 온도로 맞춰가며 인공 사육을 시작했다.
사육사들은 처음에 시장 야채(특히 케일)를 무심코 먹이다 혼줄이 났다.
나비마다 `먹는 밥'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데다가, 특히 농약에 오염된 `밥'을 먹이다 보니 성충의 절반 가량이 비명 횡사.
에버랜드측은 이에 따라 50여평의 비닐하우스 나비공원을 완전 `제주도 축소판'으로 꾸몄다.
나비들이 행여 향수병에 걸릴 새라, 나비공원 안에 연못을 만들고 제주산 물방개 귀뚜라미 청개구리를 같이 방사하는 등 신경집중.
호랑나비는 탱자나무, 표범나비는 제비꽃, 배추 흰나비는 유기농 배추를 제주도에서 직접 갖다 먹였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는 3천마리의 애벌레를 확보했고, 마침내 지난 26일 최초로 100여마리의 제주산 나비를 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반딧불이 인공번식에 성공한 에버랜드는 귀뚜라미 물방개 개미 장수풍뎅이 등도 인공으로 사육해, 가족교육장인 사철 곤충관을 설립할 예정이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