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3천500여 10대팬 괴성-환호 열광
기사입력 1999년 01월 23일 04시 23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이 22일 `광분한' 소녀팬들에게 점령당했다.예매 당일인 지난 5일 3만원하는 입장권 3만5천500장이 26분만에 매진된 인기그룹 H.O.T의 콘서트 첫날.
오전 8시부터 `오빠'들의 공연을 보려는 극성팬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후 2시쯤이 되자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팬들에 암표상과 상인들이 가세, 세종문화회관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광주 대구 청주 통영 등 지방에서 상경한 소녀팬도 적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키는 한 공익근무요원은 "사흘전부터 리허설 현장을 지키는 극성팬들로 광화문이 유례없이 붐볐다"고 말했다.
주로 앳띤 소녀인 `에초티 신도'들은 오후 3시 막이 오르자 `광기'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에이치" "아악∼", "오우" "아악∼", "티" "아악".
입체 피라미드가 펼쳐지면서 다섯 전사들이 등장하자 공연장 안은 소녀들의 기성으로 가득찼다.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팬자격을 상실하기라도 하듯 기를 쓰고 환호하는 이들을 위해 H.O.T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3천5백여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역시 중고등학교 여학생이 대부분. 초등학생을 동반한 아줌마 관객도 간간이 눈에 띠었다.
친구 세명과 함께 왔다는 서울 A여중 김모양은 "이 공연을 보지 않으면 개학후 `왕따'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달 대만에 진출하는 H.O.T를 취재하기 위해 방한한 대만 보도진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괴성에 충격을 받은 모습. "역동적이고 힘차다"며 H.O.T를 극찬한 이들은 "이런 공연 분위기는 처음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트라이 경호업체에서 파견된 경호원 55명의 삼엄한(?) 경계 속에 1시간 50분간의 공연은 무사히 마무리.
그러나 공연 직후 모방송국 ENG 카메라가 복도로 나오자 H.O.T 멤버를 촬영하는 것으로 착각한 1천여명의 소녀팬들이 좌측 화장실앞으로 몰려들어 서울 B여고 2학년 이모양이 실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직후 이모양은 서울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광경을 촬영하는 카메라 기자를 향해 소녀팬 5백여명이 야유를 퍼붓는 소동이 있었다.
[ 김소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