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어] 폭력에 대한 무기력-타협 고발
기사입력 1999년 01월 21일 16시 06분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그의 의사와 관계없이 조종할 수 있을까?
극단 미학은 이런 질문을 담은 연극 `토이어(Toyer)'를 28일부터 2월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토이어'는 미국 가드너 맥케이의 로맨틱 스릴러물.
맥케이는 치밀한 구성,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대사,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미묘한 심리적 갈등과 변화를 충격적이면서 논리적으로 전개해 관심을 모은 극작가.
특히 그는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성도착과 병적인 파괴성 그리고 예측불가능한 본능적인 반응들을 심도있게 분석, 묘사하는 게 특징.
이 작품은 한 정신과 여의사와 `장난감 제조기'라 불리는 강간살해범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그려내고 있다.
이들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변화 등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파고들어가는 한편 사회의 병리적 현상인 폭력과 그에 대한 무기력, 타협을 비판하고 있다.
연기파 배우 손봉숙이 정신과 의사 모드 크리스토퍼, TV 탤런트 겸 연극배우인 김명수가 장난감 제조기 피터로 출연, 앙상블을 이룬다.
국립극단 단원인 손봉숙은 노련하고 빈틈없는 연기로 공포와 좌절에 빠진 정신과 여의사의 내면의식을 특유의 표정연기로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극단 미학의 창단 공연 `햄릿'에서 호연을 펼치며 관심을 모은 김명수는 악역배우로 변신, 이상 심리주의자의 모습을 파워연기로 그려낸다. 음향에 김벌래, 의상에 이유숙이 각각 가세한다.
연출가 정일성은 "단순히 남성(가해자)대 여성(피해자)의 구도를 넘어서서 사회전반의 병리적인 형상으로서 폭력과 그에 대한 무기력, 타협에 대한 신랄한 고발로 관객들에게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화∼목 오후 7시30분. 금∼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02)415－9884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