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 '계약금 받으면 부친 쉴곳 마련하겠다'
기사입력 1999년 01월 20일 14시 42분
작년 9월14일 눈을 감은 고 강대인씨가 아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다.
그의 아들은 아마 최고의 타자다.
지난 93년 4월 아들이 스카우트 파동에 휘말려 KBO로 부터 영구실격을 당한뒤 6년을 울었다.
강 혁(25)은 작년말 방콕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따냈고 지난 13일 KBO의 전격 복귀 허가를 받았다.
6년을 기다렸던 프로 무대에 나서는 강 혁에겐 남다른 자신감이 넘친다.
"저는 타석에 설때 혼자가 아니라 둘입니다. 언제나 아버지가 함께 할 것이니까요."
그가 믿는 단 하나의 종교, 바로 아버지의 유언이다.
작년말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비로소 가슴속에 품고있던 강대인씨의 마지막 말을 들려줬다.
유언을 전해들은 뒤 강 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시안게임서 타석에 설때 마다 아버지가 생각났던 이유를 알았다"는 강 혁은 "살아계셨을 때 만큼이나 돌아가신 후에도 아버지의 존재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강 혁은 아직 아버지의 산소를 만들지 못했다.
부친상을 당했던 작년 9월은 이상 폭우의 뒤끝으로 장지를 구하기 어려워 일단 화장을 한뒤 납골당에 모셔놓았다.
두산과 입단협상중인 강 혁은 계약금을 받으면 가장 먼저 묘자리를 구할 계획.
현재 두산은 강 혁의 소속팀인 아마 현대 피닉스에 물어줘야 하는 계약금과 이자의 총액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국가대표팀 간판타자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강 혁은 최고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