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우리가…'] 배용준- 김혜수'실감연기 파격변신'
기사입력 1999년 01월 20일 14시 42분
27일부터 방송되는 MBC TV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 출연, 이미지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배용준은 지난 94년 KBS 2TV `사랑의 인사'로 데뷔, `첫사랑' `맨발의 청춘' 등에서 특유의 귀공자풍 외모에 걸맞게 `모범생' 역할을 주로 해왔으나 이 드라마에선 인간과 세상에 대해 불신에 가득찬 강재호 역.
초등학교 3년때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마저 자신과 여동생을 놀이터에 버리고 가출, 이모밑에서 어렵게 자라 피해의식과 증오로 가득한 인물이다.
수산시장에서 게경매를 하며 돈을 꽤 벌지만 진짜 성공을 하려면 학벌을 따야 한다는 생각에 뒤늦게 연우대학 경제학과에 진학한다 .
잘 생긴 얼굴과 멋지게 차려입은 의상은 순진한 여자를 울리고 세상을 농락하는 최고의 무기다.
"이렇게 야비한 배역을 맡기는 처음입니다. 팬들이 놀라 떨어져 나가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배용준은 작년 10월 이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받자마자 강재호의 스타일에 홀딱 반해 상대역이 누구이든 출연하겠다고 연출자 박종 PD에게 약속했다.
게경매사 연기를 위해 새벽에 세번씩이나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경매를 참관하며 비디오로 촬영까지 했을 정도로 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배용준의 이런 야수적 이미지와 달리 김혜수는 기존의 건강하고 당찬 이미지에서 탈피, 청순한 여인으로 거듭 태어나며 강재호에게 사랑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시간강사 이신형 역.
나이는 세상 물정 다 아는 서른하나지만 공부만 한 탓에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아 순수하고 백치미까지 있는 엿보이는 캐릭터로 사랑이나 키스 한번 못해본 인물.
"연하의 재호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받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용서 아닌 이해를 하는 여자예요. 사랑의 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주죠. 덕분에 나 자신도 한동안 잊고 살았던 순수한 면을 되찾는 것 같아요."
그동안 짙게 바르던 립스틱도 엷게 바꾸고 의상도 섹시미보다는 청순미가 돋보이는 캐주얼 스타일로 바꾸는 등 김혜수의 각오 또한 남다르다.
박종 PD는 "시청자들은 배용준과 김혜수의 아주 특별한 변신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극중 입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둘 사이가 워낙 각별해 기대 이상의 실감연기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