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세상] 장미꽃에 실은 고객 사랑
기사입력 1999년 01월 19일 13시 44분
서울 삼성동의 조흥은행 무역센터지점을 찾은 회사원 김창식씨(36)는 지난 11일 은행 직원으로부터 장미꽃 한 송이를 받았다.
"웬 장미꽃입니까？"
"우리 은행을 이용해주셔서 감사의 표시로 드리는 거예요."
이날 이 은행을 찾은 손님들은 김씨처럼 때아닌 장미꽃 선물을 받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 은행에서 손님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한 것은 지난해 10월 부임한 채홍희 지점장(49) 때문.
채 지점장은 매년초 직원들에게 작지만 값진 선물을 해왔다.
이날 아침 그는 우연히 출근길에 꽃을 파는 대학생들을 보게 됐다.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이 대견스러워 장미꽃 스무 송이를 샀다.
그리고 직원들 책상에 장미꽃을 올려놨다.
메모도 썼다.
`올 한해 열심히 일해봅시다.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이 꽃을 드립니다.'
이경옥대리(38·여)는 "뜻밖의 선물에 직원들 모두 IMF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단골 고객들에게 이 꽃을 선물한 것이다.
장미꽃 한 송이의 사연은 이랬다.
1천원짜리 장미꽃이 1천만원짜리 다이어몬드 보다 더 값진 선물이었던 셈이다.
[강병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