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허리띠 졸라매며 꿋꿋한 겨울나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18일 14시 02분
쌍방울 김성근감독, 지난해 10월 8개구단 감독중 가장 적은 연봉인 8천만원에 재계약했다.
95년말 돌격대 사령탑에 오를때와 같은 액수지만 구단사정이 어렵다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쌍방울 박효수사장, 자금난에 허덕이자 임금의 절반을 자진 반납했다.
선수들의 연봉지급조차 힘들었던 지난해, 팀이 존폐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제살깎기의 모범을 보여야만 했다.
쌍방울 P과장, 지난주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기분이 좋아 먼저 계산하려는 순간 "월급도 제대로 못받는다면서 무슨 술값을 내려하느냐"며 친구들이 만류하고 나섰다.
돈을 안 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가슴 한구석이 휑하니 빈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쌍방울 2년차 선수들, 입단 당시 제대로 못받았던 계약금을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다 돌려받을수 있었다.
단칸방이라도 마련하기 위해서는 목돈이 필요했었는데….
푼푼이 받은 돈을 모으기란 쉽지 않았다.
모그룹이 부도가 난지 2년째, 쌍방울 구단의 애환은 아직 이곳저곳에 남아 있다.
외부용역회사에 맡겼던 전주구장관리는 만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주에 눈이 내린 지난 16일, 단장을 제외한 전직원들이 총출동해 눈을 치워야만 했다.
한끼 3천∼4천원인 선수들 식단에도 별 변화가 없다.
쌍방울은 지난해 12월 김기태와 김현욱의 트레이드로 20억원의 현금을 챙겨 어느정도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는 법.
쌍방울맨들은 오늘도 삶의 현장에서 부대끼고 있다.
[서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