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훈기ML산책] 270만달러에 팔린 빅맥 70호 홈런볼
기사입력 1999년 01월 13일 15시 14분
메이저리그에서 사용되는 공인구 롤링스의 가격은 개당 9달러다.
지난해 9월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투수 칼 바바노가 세인트루이스의 홈 구장 부시 스타디움에서 힘껏 던진 공 역시 진흙을 약간 바른 9달러짜리 롤링스 공이었다.
그러나 그 공이 마크 맥과이어의 배트에 맞아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값어치는 수만, 수십만배로 뛰어 버렸다.
그 역사적인 홈런공을 잡은 사람은 과학자인 필립 오제스키.
오제스키가 경매에 붙인 그 공은 13일(한국시간) 270만달러에 팔렸다.
지금까지 기록된 홈런공 최다 액수는 베이브 루스가 양키스타디움에서 날린 첫홈런 공으로 12만6천달러.
맥과이어의 역사적인 70호 홈런공은 그 액수를 20배를 능가했다.
이번 경매는 인터넷을 통해 독특하게 이뤄졌다.
1주전부터 이 공을 원하는 구매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지불할 액수를 통보했고 주최측인 거니스사는 상위 입찰자들을 선정, 최종 경매를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했다.
70호 홈런공 예상 액수는 최소 100만달러였다.
오제스키에게 개인적으로 공을 사겠다며 이미 100만달러를 제시한 사람들까지 있었기 때문에 최종 액수는 훨씬 높아졌다.
맥과이어를 아직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오제스키는 "나는 공을 판매한 돈을 유용하게 사용할 것"이라며 "훌륭한 아버지이고 최고의 야구 선수인 맥과이어도 분명히 공의 판매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을 판 돈의 일부를 미국 암협회와 백혈병협회에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새미 소사의 66호 홈런공, 행크 아론의 755호 홈런공도 나와 야구용품 경매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야구장을 찾았다가 복권에 당첨된 셈인 오제스키가 공을 판다는 것에 대해 맥과이어측은 아직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자신이 친 공으로 누가 200만달러 이상을 챙기면 배가 아플 수도 있지만 슈퍼 스타의 체면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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