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랠리포인트 가 좋다' 신바람난 기록원들
기사입력 1999년 01월 13일 15시 14분
현대금강산배 99한국배구슈퍼리그가 열리는 배구장 본부석 건너편에는 `유부녀 군단' 6명이 늘 진을 치고 있다.
전직 배구선수들로 구성된 배구협회 기록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국제배구연맹(FIVB) 공식기록원인 장혜옥씨(47)가 이끄는 협회 기록팀은 선수들의 득점 블로킹 실책 등을 판단하는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동안 남모르는 `직업병'으로 고통을 겪어왔다.
배구경기가 열리는 오후 1시부터 7∼8시간 동안 먼지가 흩날리는 체육관에 있다보니 기침 가래 기관지염 등으로 늘 고생해왔던 것.
한 기록원은 배구장에서 얻은 감기를 어린 딸에게 옮겨 곤욕을 치르기도 했단다.
"랠리포인트제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하루 경기시간이 지난해에 비해 2시간이나 짧아져 그만큼 맑은 공기를 쐴수 있거든요."
대부분이 주부로 구성된 협회 기록팀을 이끌고 있는 장혜옥씨는 아직 미혼.
중앙여고－인천체대 출신인 장혜옥씨는 조혜정 박인실 등과 함께 70년대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었던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도자 생활을 거쳐 지난 85년부터 FIVB 공식기록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랠리포인트제는 매 서브마다 점수로 연결되기 때문에 과거보다 휠씬 집중이 돼 시간이 잘가는 장점도 있어요. 기록원이 재미있어 할 정도니 관중들의 흥미도는 더욱 높지않겠어요."
장혜옥씨는 배구인들에게 "참한 남자를 소개시켜달라"고 조르는 `야무진 처녀'이기도 하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