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여자에 약한남자 윌리포드
기사입력 1999년 01월 11일 14시 17분
◇맵디 매운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반환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프로농구 코트는 쩔쩔 끓는 아랫목입니다.
11일 현재 1위부터 공동 5위까지 6개팀이 불과 3.5게임차로 늘어서 예측 불능의 혼전을 벌이고 있는 프로농구판에 지난주에는 뒷얘기까지 풍성했습니다.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이 열린다더니 10일 단독선두에 오른 창원 LG는 경기일정까지 환상적입니다.
11일부터 15일까지 경기가 없어 `미니 방학'을 맞이한거죠.
그러자 LG 주전들은 이번 방학을 `집단 정비기간'으로 이용할 계획입니다.
지난 3일 삼성전서 코뼈가 내려앉는 부상을 하고도 쉬지 못했던 팀버레이크는 11일부터 본격 치료를 시작했고, 이가 부러진 박규현과 박재헌도 각각 치과에 약속을 잡고 느긋하게 손을 볼 생각이라는군요.
◇반면 16연패에 빠진 대구 동양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동장군 때문에 또 다른 시련을 겪고 있어요.
존 다지와 자바리 마일스 두 외국인선수가 추위에 완전히 오그라들었기 때문이죠.
원래 흑인들이 추위에 약하다지만 열대지방인 아프리카 가나 출신인 다지는 유별나서 훈련시간에도 틈만 나면 볼을 놓고 난로옆으로 쪼르르 달려가 박광호 감독을 속상하게 한답니다.
또 마일스는 다른 외국인선수와 달리 한창 춥던 지난해 12월6일 입국해 채 적응할 시간도 갖질 못해 시도 때도 없이 이를 딱딱 부딪치고 있다는군요.
◇수원 삼성이 왼쪽 발목 부상중인 싱글턴 대신 `번갯불에 콩 구워먹기'로 브라이언 힐을 영입한데는 숨은 공신이 있었습니다.
삼성 이인표 단장의 장남인 충익씨입니다.
삼성은 처음에 힐과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는데 마침 브라이언 힐의 모교인 미국 페퍼다인대에서 유학중인 충익씨가 나서서 연락처를 수소문해 지난 9일 초고속 입국을 가능케 했던 것이죠.
알고 보니 힐은 에이전트도 재미교포인 대니 김씨가 맡고 있어 한국행 결정이 한결 수월했답니다.
◇지난 7일 창원 LG전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난동을 부리다가 퇴장 당한 부산 기아의 `터프가이' 윌리포드가 쪽지 한장에 마음을 돌렸다는군요.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며 펄펄 뛰었던 윌리포드는 체육관을 나가다가 이름 모를 여성팬으로부터 "당신을 지켜보는 한국팬들이 많다. 힘들더라도 열심히 해달라"고 씌어진 쪽지를 받고는 곧바로 누그러졌답니다.
또 강동희와 정인교는 이날밤 윌리포드를 노래방으로 데려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울분을 달래줬다는 후문입니다.
◇인천 대우가 `팀 1호 국산 덩크'에 잔뜩 고무돼 있습니다.
지난 9일 나래전서 루키 이은호가 조성훈의 어시스트를 받아 투핸드 덩크슛을 터뜨리자 구단직원들은 `역사적인 날'이라는 거창한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대우는 덩크슛을 할줄 아는 토종 선수가 단 한명도 없었는데 이은호가 그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겁니다.
[정리＝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