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기아] 수입선수는 빠져라 '환상의 토종쇼'
기사입력 1999년 01월 10일 15시 11분
`토종의 토종에 의한 토종을 위한 농구.'
청주 SK의 `된장농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9일 기아와의 부산 원정경기에서 SK는 `한국인의 힘'만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SK는 프로농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진기록을 세웠다.
95득점 가운데 단 1점을 뺀 94득점을 국내선수들이 올린 것.
외국인선수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
현주엽(35득점 4어시스트) 서장훈(32득점 11리바운드)이 67득점을 합작했고 윤제한이 15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이날 자유투로 고작 1득점을 올린 러틀랜드는 전게임인 대우전서도 2득점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
재미슨은 왼쪽 무릎 부상으로 아예 코트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이런 이유로 `본의 아니게' 토종선수들을 앞세우게 됐지만 결과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
배길태 윤제한 손규완 등 발빠른 선수들이 백코트를 확실히 해주면서 상대 속공에 두손 묶이고 당하던 옛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서장훈 현주엽 재미슨이 출근길 지하철속처럼 부대끼면서 뻑뻑하던 골밑 공간이 재미슨이 빠진 뒤에 넓어져 오히려 로포스트플레이가 원활해졌다.
외국인선수 둘을 제쳐놓으니 더 잘 돌아가는 현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SK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