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토끼 마케팅'으로 불황 뚫는다
기사입력 1999년 01월 08일 15시 00분
기묘년(己卯年) 토끼해를 맞아 `토끼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토끼 달리기 대회를 준비하는 호텔이 있는가하면 토끼를 광고 모델로 쓰는 자동차회사도 있다.
신라호텔은 2월중 `토끼 달리기 대회'를 기획하고 있다.
투숙객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호텔에서 출발, 남산 순환도로를 돌아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미니 마라톤 대회를 열 계획이라는 것.
호텔측은 "토끼는 결코 게으르고 잔 꾀가 많은 동물이 아니라 부지런하고 지혜로운 동물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고 IMF를 맞은 국민들이 토끼의 정신을 이어받아 `열심히 뛰자'는 뜻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은 이달말까지 로비라운지에서 `레드래빗(집토끼)'과 `화이트헤어(산토끼)' 칵테일을 선보인다.
레드래빗은 브랜디, 라임쥬스, 사이다, 그레나딘 시럽을 섞어 만든 것. 또 화이트 헤어는 보드카에 우유, 피나콜라다 믹스, 베일리 크림을 혼합한 것이라고.
바텐더 김석관씨(34)는 "8천원으로 비싼 편이나 하루 평균 30∼50잔씩 만들어야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토끼 같은 연인들이 주 고객"이라고 말했다.
미도파백화점 상계점은 10일까지 야외광장에서 `토끼 경주 대회'를 열고 있다.
고객이 지정한 토끼끼리 뜀박질을 시켜 우승한 토끼의 주인에게 선물을 주는 식.
LG백화점 부천점은 옥상공원에서 11일까지 `토끼마을'을 조성, 어린이 고객이 토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도록 하고 행사가 끝난 후 사육을 희망하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토끼를 나눠주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11일까지 정문앞 광장에 기묘년을 상징하는 토끼 199마리를 풀어놓고 토끼인형을 199명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빙과업체는 지난해부터 발빠르게 토끼 마케팅을 도입했다.
롯데삼강은 `토끼', 해태제과는 `토끼와 거북이'를 각각 내놔 겨울철 아이스크림 시장을 평정할 태세다.
한편 대우자동차는 올초부터 토끼가 지휘자로 나와 경차 마티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지휘봉을 든 토끼가 마티즈를 줄 세워 놓고 깜빡이를 깜빡거리게 하거나 와이퍼를 웅직이게 하거나 문짝이 열렸다 닫혔다 하도록 지휘한 뒤 맨 마지막으로 뒤돌아서 인사하는 것.
새해 인사는 `지난해에 가장 많이 팔린차, 올해도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것이다.
[정경희 기자]
